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에 대한 교구장 이성효 리노 주교의 애도문
“주님, 교황 프란치스코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당신께서 선택하신 ‘프란치스코’ 성인의 삶을 본받아 겸손과 검소함을 지니시어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과 평생을 함께하셨고, 평화를 위해 그 누구보다 노력하시고 기도하셨습니다. 또한 우리에게 항상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며 당신 스스로 ‘희망의 순례자’로서의 삶을 살아가시고 희망을 품고 함께 걸어가자고 하셨습니다. “희망은 행동을 위한 미덕이자 변화의 원동력입니다. 희망은 우리가 간절히 기다리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기억과 이상을 하나로 모아 주는 힘입니다”(프란치스코 교황 자서전 『희망』 중에서).
교황님의 희망 메시지는 이 땅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첫 아시아 순방지로 한국을 선택하셨고, 124위 순교자를 복자품에 올리시면서 한국 천주교회가 선조들에게 물려받은 신앙의 아름다운 전통을 잘 이어 나가 ‘기억의 지킴이’가 되고 아시아 교회를 위한 ‘희망의 지킴이’가 되기를 바라셨습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나 위로하시고 “인간의 고통 앞에서 중립은 없다.”라는 말씀으로 우리 모두에게 커다란 울림을 주셨습니다. 이태원 참사, 무안 국제공항 여객기 참사, 여러 지역의 산불 피해 때에도 위로 메시지를 발표하시어 고통받는 우리와 함께하셨습니다.
무엇보다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염원하시며, “하나의 한국이지만 두 개로 나누어진 분단된 한국의 상황은 큰 고통이며, 내 마음에 상처를 남긴다. 여러분의 고통을 저도 잘 알고 있으며, 이 고통의 상황이 빨리 개선되고 종결되도록 저도 기도하겠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한국 전쟁 정전 70년 메시지에서 “정전 협정 기념이 한반도는 물론 더 넓은 세상을 향하여 화해, 형제애, 항구한 화합의 밝은 미래까지도 제시할 것”이라는 희망을 주셨습니다. 늘 아름다운 미소로 우리 곁에 머물렀던 교황님을 기억하며, 갈등과 분열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우리 모두가 희망의 징표가 되어 희망을 이어 나가도록 합시다.
언제나 당신의 삶과 사제직, 주교직을 우리 주님의 어머니이신 지극히 거룩하신 성모 마리아께 맡겨드리신 프란치스코 교황님! 당신이 바라신 대로 이제 로마 성모 대성전에서 영원히 쉬게 되셨습니다. 지상의 마지막 여정까지 온 누리의 평화와 만민의 형제애를 위해 기도하신 당신을 평화의 모후님께 맡겨드립니다.
“평화의 모후님! 교황 프란치스코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천주교마산교구장
이성효 리노 주교
[ 출처 : https://cathms.kr/board_1/2259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