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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와 미사의 영성 (8) 전례 시간의 의미 : 파스카 성삼일

 

 

우리는 일상 안에서 여러 가지 크고 작은 형태의 죽음을 경험합니다. 나 자신이 결국엔 혼자라는 사실을 느낄 때, 간절히 원하던 무언가가 이뤄지지 않았을 때, 그리고 소중한 누군가가 내 곁을 떠났을 때 등등 우리는 무수히 많은 일상의 죽음을 체험합니다. 이렇게 내 모든 존재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일상의 작은 죽음들 안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요?

 

신앙 안에 살아가는 우리는 그 희망의 빛을 특별히 ‘파스카 성삼일’을 통해 다시 발견하고 간직합니다. ‘파스카 성삼일’은 성목요일 주님 만찬 미사부터 주님 부활 대축일 저녁 기도까지 이어지는 시간이며 사순 시기와는 구분됩니다. 그리고 이 ‘파스카 성삼일’에 우리 신앙의 핵심인 ‘주님의 수난과 부활의 파스카 신비’를 집중적으로 묵상하고 기념하게 됩니다.

 

성목요일 주님 만찬 미사부터 성금요일로 이어지는 성삼일 첫날은 주님의 수난과 죽음을 특별히 묵상합니다. 우리가 어떻게 주님을 배척하고 아프게 했으며, 그때의 그 사람들이 아니라 오늘의 내가 어떻게 그분을 죽음으로 몰아갔는지를 돌아보며 뉘우치게 됩니다.

 

성금요일 주님 수난 예식부터 성토요일 부활 성야 전까지 이어지는 시간은 주님의 죽으심을 기념합니다. 주님께서 죽으심을 통해 저승(고성소)에 내려가심과 천국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던 모든 이들과의 신비로운 만남(1베드 3,19-20 참조)을 묵상합니다.

 

그리고 부활 성야에서 부활 대축일에 이르는 시간 동안 우리는 ‘파스카’(건너감)의 의미를 깊이 되새기게 됩니다. 어둠에서 빛으로,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감은 오직 주님 부활을 통해 우리에게 선사된 선물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부활은 우리가 주님의 파스카 신비에 참여할 때 가능한 것임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세례 서약을 갱신하며 “세례로 그리스도와 함께 죽어 묻힌 모든 이가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하게” 됨을(부활 성야 세례수 축복 기도 참조) 기뻐하는 것입니다.

 

부활의 빛과 기쁨은 고통과 죽음의 어둠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견뎌낸 사람에게 주어지는 선물입니다. 모든 고통과 죽음에 대한 하느님의 최종적인 응답입니다. 우리가 부활을 진정 기뻐해야 하는 이유는 그 ‘사랑의 승리’가 ‘그때 거기서’ 이뤄진 이야기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이뤄지는 나의 이야기이자 우리의 이야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약하지만 주님은 강하십니다. 죽음마저도 이긴 사랑 자체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분명히 고백합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으니 그분과 함께 살리라고 우리는 믿습니다.”(로마 6,8)

 

[2022년 4월 3일 사순 제5주일 춘천주보 2면, 김혜종 요한 세례자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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