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본문시작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전례와 미사의 영성 (11) 전례 공간의 의미 : 성수대(성수반)

 

 

우리는 때때로 삶의 힘겨움과 상처로 인해 아파하곤 합니다. 그 힘겨움과 상처로 인해 모든 것이 두렵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습니다. 그리고 삶의 어려움은 왜 마치도 기다렸다는 듯 한꺼번에 다가오는지 이해할 수 없고 도저히 자신의 힘만으로 어찌하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성당은 복잡하고 혼란한 세상 안에서 우리 영혼의 피난처가 되어 주기도 합니다. 삶에 지치고 상처받은 우리를 있는 그대로 주님께 드리는 공간이 되고, 또한 주님께서는 우리의 있는 그대로를 온전히 받아들여 주십니다.

 

이러한 성당에 들어서며 우리는 가장 먼저 성수대(성수반)에 있는 성수를 손으로 찍어 성호경을 하고 주님께 인사를 드립니다. 성수대는 성수를 담아 두는 작은 성수 그릇을 말합니다. 주로 성당 문 입구에 비치되어 있습니다. 이 성수대에 담아 둔 성수는 종교적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사제가 축복한 물을 말합니다. 특별히 성수는 물이 변하지 않도록 소금을 넣어 축복하게 됩니다. 전례에서는 주로 사람과 사물을 축복할 때, 성전 봉헌과 구마식 때 성수가 사용됩니다. 사제는 이 성수를 사용하여 신자들에게 하느님의 축복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우리가 성당에 들어가면서 성수를 찍어 성호경을 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집니다. 크게 두 가지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첫째 이유는 더러운 것을 말끔히 씻어 내기 위해서입니다. 우리 자신이 성화되는데 방해되는 모든 죄스러운 모습과 악마를 쫓음으로써 우리 자신을 정화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호를 그으면서 ‘주님 이 성수로 저희 죄를 씻어 주시고 마귀를 몰아내시며 악의 유혹을 물리쳐 주소서.’ 하고 기도를 바칩니다.

 

성수대에서 성수를 찍어 성호경을 하는 두 번째 이유는 세례 때의 기억을 되새기기 위해서입니다. 세례 때 우리는 물과 성령으로 새로 나면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습니다. 바로 이처럼 세례 때의 물로 씻기고, 삼위의 이름으로 세례 받음으로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음을 다시 기억하는 순간이 됩니다. 이런 측면에서 물을 축복하는 성수 예식 안에서도 “이 물로 저희가 이미 받은 세례를 기억하고 새로 세례를 받은 형제들과 파스카의 기쁨으로 하나 되게 하소서.”(주님 부활 대축일 파스카 성야 물 축복 예식 참조) 하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우리 자신을 정화하고, 세례 때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우리는 우리 자신이 누군지에 대해 다시 깨닫습니다. 삶이 아무리 힘겹고 어려워도 오직 하느님 앞에서 나는 그분의 사랑받는 자녀임을 기억하게 됩니다. 그래서 내가 어떤 모습이든, 또 어떤 상황이든 그분은 나를 말없이 안아 주시며 말씀하십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마태 14,27)

 

[2022년 5월 1일 부활 제3주일(생명 주일) 춘천주보 2면, 김혜종 요한 세례자 신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9 [사목국] 교구 성경교육봉사자 개강 피정 2025년 2월 15일~16일 노프란치스코 2025.02.19 234
48 [사목국] 가정사목분과위원 연수 2025년 2월 15일 노프란치스코 2025.02.19 177
47 [교구청 사목국] 전례분과위원연수 2025년 2월 15일, 16일 노프란치스코 2025.02.21 200
46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위한 기도와 미사 봉헌 요청 노프란치스코 2025.02.27 110
45 [담화] 2025년 사순 시기 교황 담화 노프란치스코 2025.02.27 119
44 2025년 정기 희년 전대사 수여 안내 노프란치스코 2025.02.27 102
43 [사진] '미등록 이주아동의 건강한 성장발달을 위한 의료비 지원 사업을 위한 서울대교구와 전국 교구간 업무 협약 체결 노프란치스코 2025.03.06 192
42 [소식]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위한 기도와 미사 봉헌 요청 노프란치스코 2025.03.11 93
41 [교구청 사무처] 2025년 춘계 사제총회 노프란치스코 2025.03.14 116
40 의료 공백 사태 해결을 요청하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담화문 노프란치스코 2025.03.27 95
39 산불 피해 주민들에게 드리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위로문 노프란치스코 2025.03.27 92
38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위한 지속적인 기도 요청 노프란치스코 2025.03.27 123
37 프란치스코 교황 선출 12주년 기념 미사 주한 교황대사 강론 노프란치스코 2025.03.27 90
36 프란치스코 교황 선출 12주년 기념 미사 에밀리오 나파 대주교 축사 노프란치스코 2025.03.27 68
35 프란치스코 교황, 한국 산불 피해에 대한 위로 메시지 발표 노프란치스코 2025.03.31 84
34 2025년 교구장 부활축하 메세지(이성효 리노 주교) 노프란치스코 2025.04.20 99
33 [담화] 2025년 노동절 담화 노프란치스코 2025.04.21 46
32 [담화] 제15회 생명 주일 담화 노프란치스코 2025.04.21 52
31 [담화] 2025년 제62차 성소 주일 교황 담화 노프란치스코 2025.04.21 57
30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에 대한 주교회의 의장 애도문 노프란치스코 2025.04.21 80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 11 Nex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