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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와 미사의 영성 (14) 전례 공간의 의미 : 제대

 

 

가끔 우리는 이런 궁금증을 가지곤 합니다. ‘성당에 들어가면서 과연 어디를 향해 인사해야 하지? 제대 벽면에 걸려 있는 십자가인가...? 아니면 성체가 모셔진 감실인가...?’ 그래서 어떤 분들은 잠깐의 고민 끝에 감실과 십자가 사이에 두루뭉술한 방향으로 인사하면서 이 문제(?)를 나름 자체적으로 해결하곤 합니다. 물론 하느님께 흠숭을 표현하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당의 중심은 어디이며, 왜 그런지 이유를 알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성당의 중심은 제대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신앙생활의 핵심이 되는 성찬례가 이뤄지는 곳이 바로 제대이기 때문입니다. 제대 위에서 우리를 위한 그리스도의 희생 제사가 재현되며 그분 사랑의 신비가 이뤄지기에 제대가 성당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혹시 ‘감실에 성체가 모셔져 있는데 감실이 중심이 될 수도 있지 않은가?’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사실 감실은 병자들이나 또는 특별한 상황에 의해 미사에 참례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성체를 모셔드리기 위해서, 그리고 성체 공경의 목적으로 설치되었습니다. 즉 감실은 제대에서 이뤄진 성체성사의 사랑을 확장하는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감실이 아니라, 주님의 식탁으로서 성찬례가 거행되며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을 통한 우리 구원의 신비가 현재화되는 제대가 중심이 됩니다.

 

사실 초기에 사도 시대에는 별도의 제대 개념이 없었습니다. 즉 예수 그리스도께서 거행한 최후의 만찬에서처럼 일반 식탁에서 성찬례를 거행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차츰 별도의 고유한 식탁에서 거행했습니다. 이러한 제대의 주재료는 3세기까지 주로 나무를 사용하다 밀라노 칙령(313년)을 통한 종교의 자유 이후에 고정된 형태의 돌제대가 차츰 사용됩니다. 그 이유는 구약에서 야곱이 베델에서 꿈에 하느님을 뵙고 그 장소를 기념하기 위해 돌로 표시하면서 그 돌이, 하느님의 집이 될 것이라고 하는 것과(창세 28,10-20) 예수 그리스도께서 ‘모퉁이의 머릿돌’ (에페 2,20-21)이 되심과 ‘생명의 물이 솟아나는 바위’ (1코린 10,4)임을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제대의 방향도 동쪽을 향해 자리를 잡게 되는데, 동쪽이 새로운 날의 시작을 알리는 태양이 뜨는 방향이라서 참된 빛이며 태양이신 그리스도를 상징적으로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제대는 단순한 식탁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파스카 신비가 ‘지금 여기서(hic et nunc)’ 재현되는 구원의 상징 자체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제대에서 이뤄지는 구원의 성사에 참여하여 오늘도 그 사랑과 은총 안에서 삶을 살아갑니다.

 

[2022년 5월 22일 부활 제6주일 춘천주보 2면, 김혜종 요한 세례자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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