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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와 미사의 영성 (16) 미사의 영성 : 인사

 

 

삶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수많은 사람과 인사를 나눕니다. 그렇게 누군가와 인사를 나눈다는 것은 만남을 전제로 합니다.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단지 얼굴을 마주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만남은 사실 한 사람의 모든 삶이 다른 누군가의 삶에 말을 건네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의 지난 슬픔이 또 다른 누군가의 슬픔에 귀를 기울이는 순간이고, 누군가의 기쁨이 또 다른 누군가의 기쁨에 말을 건네는 순간입니다. 이렇게 각자가 지닌 삶의 시간이 하나로 어울리는 순간이 만남이기에, 어떤 순간에 어떤 사람을 만나는가를 통해 한 사람의 인생이 통째로 바뀌기도 합니다.

 

이런 만남 중에서도 우리 신앙인들에게 있어 특별한 만남이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바로 미사를 시작하면서 주례 사제와 인사를 나누는 순간입니다.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라는 인사가 건네지는 순간은 단순히 미사를 집전하는 주례 사제와 미사에 참례한 신자들과의 의례적 인사로 그치지 않습니다. 그 인사는 주님의 현존하심이 바로 ‘지금 이 순간 여기에서’ 이루어지길 바라는 믿음과 희망의 고백이 되는 것입니다. 그 인사 안에서 신앙인들은 자신들의 삶에 다가온 예수님의 현존을 느끼게 됩니다. 사람들에게 상처받고 삶의 시련 속에 불안해하며 세상이 “두려워 문을 모두 잠가 놓고”(요한 20,19) 있던 우리에게 예수님은 말을 건네십니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마르 6,50).

 

미사를 시작하며 건네는 이러한 인사에 대해 신자들은 이렇게 응답합니다.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 여기서 말하는 사제의 영은 사제 개인이 지닌 영혼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제가 서품을 받았을 때의 성령을 말합니다. 즉, 사제는 한 개인으로서 미사를 주례하는 것이 아니라, 서품 때 받았던 성령 안에서 그리스도의 희생 제사를 봉헌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이천 년 전 십자가상 희생 제사가 다시 재현되고 우리의 구원이 바로 여기서 현재화됩니다.

 

이렇게 미사를 시작하며 우리는 이 세상을 구원하신 구세주를 만납니다. 여기서 말하는 세상은 흔히 말하는 온 세상일뿐만 아니라, 나의 지난 시간과 현재의 순간과 미래의 삶까지도 전부 포함합니다. 미사 안에서 이천 년 전에 세상을 구원하러 오신 분께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도 구원하러 오십니다. 우리의 죽음과도 같은 삶을 생명으로 바꾸시고, 우리의 슬픔을 기쁨으로 변화시킬 것입니다. 그렇게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우리의 죽음과도 같은 슬픔과 힘겨움을 만나러 오십니다.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그래서 이 인사는 우리를 절망과 어두움 속에 내버려 두지 않고 우리가 빛과 생명에 항상 머무르도록 언제나 함께 있겠다는 사랑의 인사입니다.

 

[2022년 6월 5일(다해) 성령 강림 대축일 춘천주보 2면, 김혜종 요한 세례자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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