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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와 미사의 영성 (21) 미사의 영성 : 은총에 대한 응답(화답송)

 

 

열심히 삶을 살아가는 분들이 가끔 자신의 삶에 허탈한 마음이 들 때가 있다고 말씀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금껏 남한테 피해 안 주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산다고 했는데 돌아보면 항상 뭔가 부족하고 후회가 되곤 합니다.” “착하고 선한 사람들보다 자기만 생각하면서 이기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잘 되는 것을 보면 뭔가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맞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가끔 이렇게 세상을 원망하고 내 삶에 대해 불평하곤 합니다. 때로는 사람들에게 상처받아 세상에 믿을 사람 아무도 없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내 힘으로 열심히 살아왔으니 앞으로도 내 힘으로 악착같이 살아갈 것이라고 혼자 다짐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세상은 정말 나에게만 불공평하고 부조리한 것일까요? 그리고 과연 우리의 삶이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일까요?

 

아무리 혼자 힘으로 살아온 것 같은 삶일지라도 그 삶의 뒷면에는 누군가의 보이지 않는 희생과 사랑이 있었음을 우리는 봅니다. 아무런 조건 없이 그저 따뜻함과 포근함으로 다가왔던 부모님의 헌신적인 사랑도,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내 삶의 모퉁이마다 만난 천사 같은 분들의 크고 작은 도움의 손길도, 그리고 무엇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섭리를 통해 나를 보호하고 이끌어 주신 하느님의 자비로운 사랑이 항상 있었음을 느낍니다. 그래서 돌아보면 모든 것이 하느님의 은총이었음을 겸손된 마음으로 고백하게 됩니다.

 

우리는 미사 안에서도 이런 고백을 하게 됩니다. 특히 제1독서를 통해 과거의 시간 속에 다가온 하느님의 말씀이 단지 과거의 메아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 시간 ‘지금 여기서’ 내 삶에 건네는 하느님 사랑의 초대임을 깨닫곤 합니다. 그때 우리는 지난 내 삶의 모든 것이 하느님의 사랑이고 은총이었음을 다시금 고백합니다. 그래서 독서 후에 하는 화답송은 ‘다가온 하느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기도로 화답’하는 찬미와 감사의 노래가 됩니다. 지난 시간 내가 받은 하느님 사랑에 대한 감사와 찬미의 노래입니다. 내 삶의 어둠에 비춰진 빛에 대한 감사이고, 내 슬픈 시간의 눈물을 닦아 주시던 하느님 손길에 대한 찬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감사를 바탕으로 찬미의 삶을 살아가겠노라고 다짐하는 약속이며 내가 받은 은총에 대한 응답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하느님께 ‘화답’합니다. 하느님 사랑이 너무나 감사하고 너무나 기뻐서 우리의 ‘입으로 주님의 사랑에 감사하며 화답’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으로 찬미하며 응답’ 합니다. 이렇게 우리의 삶은 하느님 은총에 대한 응답의 노래인 “화답송”으로 변해 가는 것입니다. 불평하고 투정을 부리던 그 순간조차도 당신 자비로 돌보시던 하느님의 그 따뜻한 사랑에 우리가 드릴 수 있는 건, 오직 내 삶을 그분 사랑에 대한 아름다운 응답의 노래로 만드는 것뿐입니다.

 

[2022년 7월 31일(다해) 연중 제18주일 춘천주보 2면, 김혜종 요한 세례자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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