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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와 미사의 영성 (25) 미사의 영성 : 복음 - 기쁜소식 III

 

 

우리는 미사 때 우리의 구원에 대한 기쁜 소식, 즉 복음을 듣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 그 기쁜 소식을 내 삶에 뿌리내리게 할 수 있을까요? 이를 위해 우리가 기억해야 할 중요한 모습 두 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기쁜 소식을 ‘듣는다는 것’과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듣는다는 것’과 관련하여 철학자 하이데거는 인간의 본래적인 존재 방식을 들음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 들음은 자신에게 말 건네진 것에 대해 스스로를 소집하는 모습이며, 주의를 기울이며 따르는 모습이 됩니다(E. Kettering, Nähe, Das Denken Martin Heideggers, Neske, 1987 참조). 그러하기에 진정으로 ‘듣는다는 것’은 단지 귀로 무언가를 듣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그리고 자신의 존재를 통하여 듣는 모습입니다. 또한 그럴 때 우리는 그 들음이 이해의 차원을 넘어 깨달음의 차원으로 넘어감을 느끼게 됩니다. 기쁜 소식을 ‘듣는다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마음과 존재로 들을 때, 그 들음은 깨달음의 단계로 나아갑니다. ‘아, 그렇구나. 이 말씀이야말로 힘겨운 내 삶에 진정 필요한 가르침이고 진리이구나....’ 이렇게 깨달을 수 있을 때 우리는 그 이야기가 나에게 진정 ‘기쁨’으로 다가옴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 기쁨을 통해 우리의 삶 속에 참된 믿음이 조금씩 뿌리를 내릴 수 있습니다. 로마서 10장 17절에서 바오로 사도께서 “믿음은 들음에서 오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루어진다고 우리에게 가르쳤듯이 말입니다.

 

두 번째로 기쁜 소식을 ‘살아간다는 것’과 관련하여 진정으로 무언가를 깨달은 사람들은 이제 그 깨달음을 살아갑니다. 아니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마치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건강이 회복됨을 절실히 깨달은 사람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운동하고자 애쓰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그 기쁜 소식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이제 그 자신이 누군가에게 기쁜 소식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혼자에게만 기쁜 것은 참으로 기쁜 것이 아닙니다. 나는 기쁜데 함께 있는 다른 누군가가 아직 슬픔에 잠겨 있다면 그 기쁨을 정말 기쁨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자신이 간직한 기쁨을 다른 이들과 나눌 수 있고, 그 기쁨이 모두의 것이 되도록 만들 수 있을 때 그 기쁨은 행복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부여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기쁜 소식을 듣고 깨달으며 그 깨달은 바를 살아가는 사람은 스스로가 살아 있는 또 다른 복음서가 되어 갑니다. 생각과 말과 행위로 이루는 모든 순간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기쁜 소식을 자신의 삶 속에 써내려 가는 모습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신앙인은 자신의 삶이 하나의 기도가 되게 하듯, 자신의 삶을 누군가에게 기쁜 소식으로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그때 우리는 진정으로 복음의 기쁨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되는 것입니다. [2022년 9월 4일(다해) 연중 제23주일 춘천주보 2면, 김혜종 요한 세례자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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