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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와 미사의 영성 (26) 강론 - 삶을 바라보는 시선

 

 

미사 때 복음이 선포된 후, 우리는 강론 말씀을 듣습니다. 흔히 우리는 이 강론 말씀이 내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위로와 용기를 주는 이야기라고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미사 때 듣는 강론은 삶에 위로와 도움이 되는 그냥 좋은 말씀이 아닙니다. 강론은 무엇보다 전례 거행 안에서 하느님의 말씀이 지금 여기(hic et nunc)에서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선포하는 것입니다(강론 지침 6항 참조).

 

여기서 강론을 이루는 중요한 세 요소를 볼 수가 있는데 첫째로 하느님의 말씀이 주된 내용이 된다는 것이고, 둘째로 전례 거행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며, 셋째로 ‘지금 여기서’ 우리 삶과 연관을 맺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믿음의 내용이 무엇이며, 이렇게 믿고 있는 것을 전례 안에서 우리가 어떻게 희망해야 하는지, 또 그렇게 희망하는 것을 어떻게 삶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지를 제시하는 것이 바로 강론의 역할이 됩니다. 이렇게 강론은 그날 전례 안에서 선포된 하느님 말씀 또는 그날 미사의 통상문이나 고유 전례 기도문 등에 대한 설명을 그 내용으로 하면서(미사 경본 총지침 65항 참조) 그리스도의 신비가 어떻게 우리 삶 안에 이뤄지고 있는지를 전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강론은 어떻게 우리의 신앙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사실 우리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무언가 내 삶에 기적과도 같은 변화가 일어나길 바라지만 많은 경우에 여전히 삶의 힘겨움을 느끼며 살아가곤 합니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신앙생활 하는데도 왜 내 삶은 여전히 어렵고 힘드나….’ 하고 하느님을 원망하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또 때로는 남들 하는 것처럼 적당히 세상과 타협하면서 살고 싶은 유혹도 생깁니다.

 

하지만 우리는 참된 신앙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특별히 미사 때의 강론을 통해서 그런 ‘내 삶과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법’을 배웁니다. 지금까지 익숙해진 생각과 감정으로 세상을 바라봤다면, 이제는 미사 전례 안에 스며 있는 말씀의 빛을 통해 내 삶과 다른 사람들을 비춰 보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인간적인 눈으로 봤을 때 이익이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 내 삶의 마지막에 정말로 나에게 도움이 되는지를 다시금 돌아보게 하고, 반대로 지금 당장은 손해처럼 보이는 것들이 오히려 진정으로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일 수도 있음을 깨닫게 합니다. 그렇게 미사 전례 독서와 복음, 그리고 전례 기도문에 녹아 있는 말씀을 통해 세상을 다시 바라보는 법을 배웁니다.

 

이렇게 강론은 신앙인으로 하여금 믿음의 눈으로 삶을 바라보게 하고, 전례 안에서 얻은 은총의 힘으로 삶을 희망하게 합니다. 말씀이 우리에게 오셨으니 이제 우리가 살아있는 또 다른 말씀이 되어 생활할 수 있도록 ‘사랑의 시선’을 우리에게 선사하는 것입니다.

 

[2022년 9월 11일(다해) 연중 제24주일 춘천주보 2면, 김혜종 요한 세례자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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