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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와 미사의 영성 (27) 신앙을 고백한다는 것

 

 

세례를 받은 모든 사람은 신앙을 고백하며 하느님의 자녀로서 새로운 삶을 살아갑니다. 그리고 세례 때 고백한 신앙을 미사 중에 다시 고백하며 내가 진정 믿고 살아가는 신앙이 무엇인지를 삶 속에 되새기게 됩니다. 구체적으로 “사도 신경”, 또는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을 통해 이루어지는 우리의 신앙 고백은 주일이나 대축일 미사 때 단순히 입으로만 암송하고 넘어가는 그 무엇이 아닙니다.

 

그 신앙 고백에는 우리의 믿음이 어디에 근거하고 있으며, 또 그 믿음이 어떻게 우리에게 희망이 되는지 잘 담겨 있습니다. 라틴어 사도 신경을 보면 “Credo in Deum.”이라고 시작하는데(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의 경우 Credo in unum Deum) 이 표현 안에서도 우리 믿음의 바탕이 어디에 있는지를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사도 신경의 처음에 “Credo Deum”이라고 하지 않고 “Credo in Deum”이라고 하는데, 여기에 ‘신앙을 고백하는 우리’와 ‘믿음의 대상인 하느님’ 사이의 긴밀한 관계를 나타내는 전치사 “in”이 들어가 있음을 보게 됩니다. 작은 부분이지만 이는 ‘하느님의 존재’뿐만 아니라 ‘그분 사랑과 자비로 이루어지는 모든 구원 활동’에 대한 믿음을 드러내는 표현이 됩니다. 즉, 사랑이신 그분의 존재와 그분 사랑의 손길과 은총에 나 자신을 전적으로 의탁한다는 표현인 것입니다.

 

이러한 맥락 안에서 가톨릭교회의 대표적인 두 신앙 고백들(사도 신경,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 어떻게 우리에게 먼저 당신 사랑을 보여 주셨고, 또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어떻게 구원이 이루어졌으며, 아울러 교회 안에서 성령을 통해 그 구원이 어떻게 계속 실현되고 있는지를 알려 주면서 우리 믿음의 응답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을 우리에게 먼저 선사하시고 우리는 그 사랑에 응답하는 과정이 신앙 고백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신앙은 무엇보다 우리의 결단을 요구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믿나이다’라고 고백하는 것은 단순히 입으로만 반복하여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믿는 바를 그대로 살겠다는 다짐이요 결단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신앙은 전례 안에서 고백할 뿐만 아니라, 삶 안에서도 또한 고백하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토마스 아 켐피스(Thomas a Kempis)는 이같이 말합니다. “그리스도의 말씀을 완전히 그리고 온전한 이성으로 이해하려는 자는 그의 삶 전부를 그분과 같이 살도록 힘써야 한다... 진실로, 지고한 말들이 우리를 거룩하게 하고 의롭게 만들지 않는다.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것은 덕스런 삶이다”(Opera omnia, II 참조). 그렇습니다. 우리는 입으로만이 아니라, 또한 삶으로 우리의 신앙을 고백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른 그 무엇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닮아감으로써 내 삶의 숨결과 몸짓 하나하나가 기도이자, 그분을 향한 신앙 고백이 되는 것입니다.

 

[2022년 9월 18일(다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경축 이동 춘천주보 2면, 김혜종 요한 세례자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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