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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와 미사의 영성 (31) “감사함”, 은총을 담는 빈 그릇(감사송)

 

 

삶을 살아가면서 때때로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받기도 하고, 누군가를 원망하기도 하며, 또 자신의 삶을 불평하기도 합니다. 그런 수많은 상처와 아픔의 어둠 속에서도 우리의 삶을 비춰 주며 따뜻하게 만드는 것이 있다면 바로 ‘감사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감사함의 이유로는 간절히 원하던 무언가가 이뤄졌기 때문일 수도 있고, 또는 주위에 소중한 사람들이 함께 있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에 앞서서 우리가 감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무엇일까요?

 

바로 하느님께서 우리의 ‘아버지’라는 사실입니다. 감사하게도 세례를 통해 우리는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 부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아무리 부족하고 죄스러운 모습이어도 그저 말없이 따뜻하게 안아 주시는 ‘우리 아버지’이십니다. 그래서 매 미사 때 “감사송”을 통해 사제는 공동체의 마음을 모아 이렇게 기도합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이렇게 감사드림은 무엇보다 하느님께서 우리의 아버지 되심에 대한 감사이고, 그분께서 아버지로서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사랑의 손길과 돌보심에 대한 감사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잘하거나 많은 선행과 공로를 쌓아서가 아니라, 우리의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그분께서 먼저 우리에게 당신 사랑과 자비를 건네셨음에 대한 감사인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미사’(Missa)라는 용어가 쓰이기 전에 성찬 전례를 ‘에우카리스티아’(Eucharistia)라고 부르기도 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에우카리스티아’는 ‘감사’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가톨릭교회 교리서」 1360항에서는 “성찬 전례는 성부께 드리는 감사의 제사이며, 하느님께서 주신 모든 은혜와 창조와 구속과 성화로 이루어 주신 모든 것에 대한 감사로, 교회가 드리는 찬미이다. 성찬 전례는 무엇보다도 ‘감사’를 의미한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참된 감사함을 간직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삶의 시련 속에서도 다시 일어납니다. 왜냐하면 지난 시간 속에서 이미 다가온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마음 깊이 간직하고 있기에, 현재의 어려움도 하느님의 손길 속에서 반드시 이겨낼 수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삶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출발점은 무엇보다 아버지이신 하느님께 두 손 모아 의탁할 수 있는 것이며, 그 안에서 먼저 감사드리는 것입니다.

 

나 자신의 삶이 결코 혼자만의 노력이나 힘으로 이뤄진 것이 아님을 알 때... 계획은 인간이 세우지만, 결과를 이루는 분은 주님이심을 알 때... 그리고 하느님의 허락하심 없이 단 한 순간도 살아가지 못함을 깨달을 때 우리는 진정으로 주님 앞에 무릎 꿇고 감사드릴 수 있습니다. 그럴 수 있을 때 우리는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으로 또한 이렇게 찬미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천사와 성인과 함께 저희도 주님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거룩하시도다.”

 

[2022년 10월 16일(다해) 연중 제29주일 춘천주보 2면, 김혜종 요한 세례자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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