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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와 미사의 영성 (32) 성체성사와 성찬례

 

 

어떤 분이 이런 질문을 하셨습니다. ‘성체성사’와 ‘성찬례’는 다른 것인가요?

 

그렇습니다. ‘성체성사’와 ‘성찬례’는 같은 듯 보이지만 엄밀히 보자면 다른 의미를 지닙니다. ‘성체성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최후의 만찬 때 당신의 몸과 피를 우리에게 생명의 양식으로 주시면서 세운 성사를 말하는 반면, ‘성찬례’는 사도들과 그 후계자들이 그러한 성체성사를 기념하여 행하는 예식을 말하게 됩니다.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사실을 한 가지 발견하게 됩니다. 바로 오늘날 우리가 미사 때 거행하게 되는 성찬례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제정된 성체성사를 ‘기념’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의 ‘기념’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듯이 어떤 뜻깊은 일이나 인물 등을 오래도록 잊지 않고 마음에 간직하는 차원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성찬례를 통한 ‘기념’은 ‘구원 사건의 재현, 그리스도 구원 신비가 지금 여기서 현재화’된다는 의미를 지닙니다. 그래서 가톨릭교회 교리서는 “그리스도께서는 미사의 희생 제사 안에 현존하신다. ‘당신 친히 그때에 십자가에 바치셨던 희생 제사를 지금 사제들의 집전으로 봉헌하고 계시는 바로 그분께서 집전자의 인격 안에 현존하시고, 또한 특히 성체의 형상들 안에 현존하신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088항 참조)라고 가르칩니다. 즉 성찬례가 이루어지는 순간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희생 제사가 바로 여기서 재현되며, 성체의 형상 안에서 그분께서는 당신 자신을 우리에게 필요한 생명의 양식으로 건네주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체성사를 통하여 우리가 받는 은총에 대해 성 베드로 율리아노 예마르(St. Peter Julian Eymard)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그대들이 구하는 모든 것은(은총, 도움, 위로) 성체 안에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듣고자 하는 따뜻한 말들, 또 필요로 하는 지식과 기적들[…]. 예, 그렇습니다. 성체 안에는 기적들까지 담겨 있습니다.”(스테파노 M. 마넬리, 「성체성사에서 만나는 예수님 사랑」, 가톨릭출판사 참조)

 

그렇습니다. 성찬례를 통해 우리는 주님의 십자가상 희생을 기념하며, 우리에게 필요한 은총을 얻습니다. 이것이 우리에게는 또 다른 기적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정말 주님의 은총을 받을 자격을 갖춰서 그분의 은총을 얻는 것이 아니라, 그분께서 먼저 우리에게 당신 사랑과 은총을 베푸셔서 우리가 그분과 일치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리스도의 구원 신비가 지금 여기서 현재화되는 성찬례를 통해 우리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는 오직 주님 사랑 안에 하나가 됩니다. 이천 년 전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희생 제사가(과거), 지금 여기서(현재) 재현되면서, 천상 예루살렘 잔치에 미리 참여하는(미래) 순간들이 동시에 이뤄지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의 과거는 믿음 안에 승화되고, 우리의 현재는 주님 사랑으로 향기로워지며, 우리의 미래는 희망으로 충만해지는 것입니다.

 

[2022년 10월 23일(다해) 연중 제30주일(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 · 전교 주일) 춘천주보 2면, 김혜종 요한 세례자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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