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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와 미사의 영성 (43) 마침 강복과 파견

 

 

어느 신자분이 이런 질문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전에 계시던 신부님은 신자분들을 배려하셔서 영성체 후에 신자분들이 앉아 계실 때 공지사항까지 다 말씀하셨어요. 그리고 ‘영성체 후 기도’를 위해 일어나라고 하셨죠. 그런데, 이번에 오신 신부님은 ‘영성체 후 기도’를 먼저 하고 나서 다시 앉으라 하신 다음 공지사항을 말씀하신답니다. 공지사항 때문에 금방 다시 앉을 텐데 왜 번거롭게 그러실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영성체 후에 바로 이어서 ‘영성체 후 기도’를 바치는 것이 맞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모신 성체의 은총을 공동체의 이름으로 함께 청하는 기도가 ‘영성체 후 기도’이고, 이 ‘영성체 후 기도’는 방금 전에 행한 신자들의 영성체와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즉 성체를 모신 후 일상에서 성실한 하느님의 자녀로 살아가기 위한 성체의 은총을 ‘영성체 후 기도’를 통해 청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영성체 후 기도’를 바친 다음 사목적으로 필요한 경우 공지사항을 안내합니다(미사 경본 총지침 166항 참조).

 

그리고 마침 강복과 파견으로 미사를 마칩니다. 강복을 할 때 십자가의 형태로 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구원이 이루어졌음을 기억하면서, 이러한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하느님 사랑의 가장 뚜렷한 표징이 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돌보심과 사랑이 우리 모든 삶의 모습들 안에 머물길 청하며, 우리는 강복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을 받습니다.

 

이러한 마침 강복과 파견을 통해 미사를 마치면 우리는 미사 때 받은 은총을 지니고, 다시 우리 각자의 삶으로 파견됩니다. 이때 마치는 성가를 퇴장 성가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파견 성가라고 해야 할지 혼동하실 수 있습니다. 입당 성가가 있으니 당연히 짝을 맞춰 퇴장 성가라 하는 것이 맞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미사의 신학적 의미를 고려하자면 파견 성가가 더 바람직합니다. 왜냐하면 미사의 은총을 통해 성화된 우리는 이제 세상에 파견되어 복음을 전하고 세상을 성화하는 사명을 받기 때문입니다. 각자가 세례 때 받은 보편 사제직을 일상 안에서 살아가며, 그 직무를 수행하고, 복음을 전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제 각자의 삶은 하나의 제단이 될 것이고, 그 안에서 우리는 저마다의 사랑과 희생을 통해 주님께 자신의 삶을 봉헌합니다. 그렇게 우리가 받은 보편 사제직을 믿음과 희망과 사랑 안에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 지난 시간 동안 ‘전례와 미사의 영성’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읽어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전례가 단지 하나의 형식화된 오랜 예식이 아니라 우리 구원이 ‘지금 여기서’ 현재화되는 순간이라는 것을, 그리고 오늘날 우리의 신앙이 어떻게 언어와 상징, 동작들을 통해 표현되어야 하는지를 조금이나마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전례가 “교회의 활동이 지향하는 정점이며, 교회의 모든 힘이 흘러나오는 원천”(전례 헌장 10항)임을 깨닫고 그 안에서 하느님 말씀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으며 기쁜 신앙생활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2월 12일(가해) 연중 제6주일 춘천주보 2면, 김혜종 요한 세례자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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