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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해·병오박해 순교자 79위 시복 100주년 기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외 3위의 유해와 유해 증명서 공개

 

- 100년 전 유해 분배 보존 기록 확인, 사료적 가치 높아 –

 

한국천주교주교회의·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는 기해·병오박해 순교자 79위의 시복 100주년을 맞이하여, 성 앵베르 주교와 성 모방 신부성 샤스탕 신부(이상 기해박해 순교자), 성 김대건 신부(병오박해 순교자)의 유해가 함께 모셔진 유해함과 유해 증명서를 공개하였다. 이 유해 증명서에는 1925년 12월 16일이라는 날짜가 표기되어 있다. 따라서 같은 해 7월 5일에 거행된 시복식 이후 5개월이 지난 시점에 발급된 것이다. 

이 사료는 ‘한국천주교사료목록화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조사되었는데, 오랜 기간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에서 보관해 오다가 좀 더 체계적이고 안전한 보존을 바라는 수녀회의 뜻에 따라 2025년 2월 19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 기증되었다.

가톨릭 교회에는 순교자들이 보여 준 신앙의 모범을 본받고 순교자 공경을 북돋우는 차원에서 유해를 분배하는 오래된 전통이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유해를 함부로 분배하거나 매매하지 못하도록 엄격하게 관리해 왔다.

성인과 복자의 몸이나 그 몸의 주요 일부, 또는 화장하고 난 유골 전체가 ‘중요한 유해’로 인정되며, 유해는 적절한 유해함에 봉인하여 보관해야 하고, 안전하고 거룩하며 경배가 용이한 장소에 모셔야 한다[교황청 시성성 훈령 「교회의 유해: 진정성과 보존」(Le Reliquie nella Chiesa: Autenticità e Conservazione), 2017.12.8., 서론 참조]. 교회는 ‘유해의 진정성에 관한 증명서를 마련하도록’(「교회의 유해: 진정성과 보존」, 제23조 참조), 또한, ‘거룩한 유해를 매매할 수 없도록’(교회법 제1190조 제1항 참조) 규정하고 있다.


▲ 성 앵베르 주교, 성 모방 신부, 성 샤스탕 신부, 성 김대건 신부의 유해와 유해 증명서


프랑스인 사제들과 한국인 최초의 사제 유해가 한곳에

펜으로 작성된 유해 증명서의 중간 부분이 흐릿하여 그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유해함에 모셔진 유해가 ‘앵베르 주교, 모방 신부, 샤스탕 신부의 머리카락과 김대건 신부의 발뼈 조각 일부’인 것은 확실하다.

 

파리 외방 전교회 소속의 세 명의 선교사는 박해가 한창이던 1836-1837년 조선에 각각 입국한 프랑스인 사제들로서, 한국인 성직자 양성과 복음 전파를 위해 애쓰던 중 체포되어 1839년 9월 21일 한강 새남터에서 함께 순교하였다.

 

1845년 8월 17일 중국 상하이의 진쟈상[金家巷] 성당에서 한국인 최초의 사제로 서품된 김대건 신부는 외국인 성직자의 입국로를 개척하는 과정에서 1846년 6월 백령도 해역 순위도에서 체포되었고, 옥중에서도 서한을 통해 신자들을 격려하는 등 헌신적으로 사목하였으나 사제 수품 1년여 만인 1846년 9월 16일에 한강 새남터에서 순교하였다.

 

이 네 명의 사제는 1925년 7월 5일 비오 11세 교황에 의해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시복되었으며, 이후 1984년 5월 6일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의해 서울 여의도에서 시성되었다.

 

유해 증명서에 따르면, “공인된 장소에서 추출된 유해를, 수정으로 둘러싸여 있는 도금된 은제 유해함에 경건하게 안치하여 잘 닫고, 붉은색 비단 끈으로 묶어 인장으로 봉인”하였음을 알 수 있다. 문서에는 발급자인 서울대목구장 뮈텔 주교의 서명과 함께 공식 인장이 압인되어 있고, 상서국장 조제 신부의 서명이 함께 있어 이 문서의 진정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 성 앵베르 주교, 성 모방 신부, 성 샤스탕 신부의 머리카락과 성 김대건 신부의 발뼈 조각이 담겨 있는 유해함


역사적 사료로서 높은 가치 지녀, 보존 처리 검토 중

 

유해가 모셔진 유해함과 유해 증명서가 하나의 액자 형태로 함께 보존되어 현재까지 남아 있는 사례가 흔치 않기에, 이 사료는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기해·병오박해 순교자 79위 시복 100주년을 맞아 공개되는 이 사료는, 한국 천주교회의 순교자 공경 전통과 교회 유산의 보존과 관리를 위한 노력을 되새기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100년이라는 긴 세월이 흐르면서 문서 중 수기로 작성된 부분이 산화되어 정확한 판독이 어렵고, 여러 차례 접힌 곳에는 종이가 바스러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는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이른 시일 안에 보존 처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는 문화체육관광부를 통해 국고 보조금을 지원받아 2017년부터 ‘한국천주교사료목록화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는데, 이 사업은 10개년 사업으로서 2026년 말에 일단락될 예정이다. 사업의 마무리 단계에서는 이번에 공개된 사료를 포함하여 1784년부터 1962년까지 생산된 한국 천주교회 관련 사료들을 ‘한국 천주교 사료 디지털 아카이브’(가칭)를 통해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 출처 : https://www.cbck.or.kr/Notice/20250321?gb=K13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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